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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엄마를 미워해도 될까요?]_경계선 성격장애를 가진 엄마에게서 자란 딸의 이야기. 그리고 전하지 못한 말.

우리 엄마와는 관련없는 이야기긴 하더라.

 

우리 엄마를 객관적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에 기대하던 책은 아니었다.

그래서 한 처음 5페이지 정도 읽었을 때, 덮었다.

나와 비슷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고 내가 제 3자의 입장으로서

내가 어렸을 때 겪어야 했던 그 상황이 어땠는지를 다시 정의하고 싶었다.

그래야 마음속을 깔끔하게 올바르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이 책 속에 나오는 엄마는 경계선 성격장애 인 것 같았다.

자기 편이라고 생각될 떈 한없이 잘해주고 기대하고 좋아하다가

상대방이 자신의 애정을 거절하거나 싫어할 때 갑자기 돌변해 버리고 모난 말들과 행동들을 대하는 것.

이게 정말 경계선 성격장애가 맞다면, 나에게 사랑을 주었던 너는 이런 어린 시절을 비슷하게나마 보낸 거겠지.

 

이해가 간다. 왜 부모님 이야기를 하기 싫어 하는지, 소개하는 것을 껄끄러워 하는지를, 어쩔 땐 나를 사랑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냉담했던 너의 행동들이 조금씩 이해가 간다.

 

언제든지 돌변하는 엄마 아래서 나를 지킬 수 있었던 방법 중에 하나는 그런 감정에 동요되지 않는 것이겠지.

그래서 너는 차거울 때가 많았겠고 그게 너의 행동 중 하나가 된 거 겠지.

 

너의 차거웠던 행동들과 말들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끝까지 읽었다.

공감하면 내 감정이 너무 너무 무거워지고 힘들어져서 간시히 픽션처럼 읽었지만 이게 사실이고 어쩌면 너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났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더 알고 싶게 만들었다.

더 빨리 알아주지도 못했고, 알려고 크게 노력하지 않아서 미안하다.

부모님의 영향이 자식들에게 얼마나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나도 이제야 조금씩 체감하고 인지하는 편이라서 그때 너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런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몰랐다.

우리가 다시 만나는 일은 아마 없겠지만,

훗날 이해가 필요한 친구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해서

이 책을 다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