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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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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미워해도 될까요?]_경계선 성격장애를 가진 엄마에게서 자란 딸의 이야기. 그리고 전하지 못한 말. 우리 엄마와는 관련없는 이야기긴 하더라. 우리 엄마를 객관적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에 기대하던 책은 아니었다. 그래서 한 처음 5페이지 정도 읽었을 때, 덮었다. 나와 비슷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고 내가 제 3자의 입장으로서 내가 어렸을 때 겪어야 했던 그 상황이 어땠는지를 다시 정의하고 싶었다. 그래야 마음속을 깔끔하게 올바르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이 책 속에 나오는 엄마는 경계선 성격장애 인 것 같았다. 자기 편이라고 생각될 떈 한없이 잘해주고 기대하고 좋아하다가 상대방이 자신의 애정을 거절하거나 싫어할 때 갑자기 돌변해 버리고 모난 말들과 행동들을 대하는 것. 이게 정말 경계선 성격장애가 맞다면, 나에게 사랑을 주었던 너는 이런 어린 시절을 비슷하게나마 보낸 거겠지. 이해가 간다. 왜 ..
[스물셋, 죽기로 결심하다]_마음에 묻어버린 문장들. #킬링포인트 "아니, 제가 죽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요." 나는 잘못을 저지른 어린아이처럼 황급히 변명하기 시작했다. "저는 죽을 용기는 없다니까요, 가끔 숨도 쉬기 힘들 정도로 답답해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어디라도 조금씩 상처를 내면 숨이 조금씩 쉬어져요." 상담사는 그날 나를 정신과로 보냈다. 그날부터 나는 하루에 아침저녁으로 두 번씩 처방받은 약을 먹기 시작했다. 그래도 딱히 달라지는 건 없었다. "엿이나 먹으라지!" 우리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 입버릇처럼 외쳐댔다.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분명 수단에 온 것임이 틀림없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고민거리란 오늘은 뭘 하고 놀까 뿐이고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다면 조금 더운 것뿐이었다. 나의 하루 일과란 나일강 앞 그늘에 앉아..
[최선의 삶]_독후감 책에서 좋아한 문장들이다. 목줄을 꺼냈다. 이리저리 날뛰며 강이는 기뻐했다. 목줄을 풀어준다는 것은 강이를 집에 가둔다는 뜻이었고, 목줄을 묶는다는 것은 강이와 함께 바깥으로 나간다는 뜻이었다. 모순적이지 않은가. 무서운 것에 익숙해지면 무서움은 사라질 줄 알았다. 익숙해질수록 더 진저리쳐지는 무서움도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책 표지에 적혀져 있는 이 문장을 다시 한번 보니, 강이의 입장에서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 지 알 것 같기도 하다. 소영이 익숙해짐으로써 겪게되는 무서움들 그 공포와 최악의 병신을 일컫는구나란 생각이 든다. 왜 집을 나갔느냐는 질문을 사람들에게 받을 때마다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아 어색하게 웃기만 했다. 그러면 집이 싫으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그렇다고도 그렇지 않다고도 대답할 수..